"사람이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생각하시며 인자가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돌보시나이까"(시편 8:4)
[사람이 무엇이기에]
'네가 뭔데?'
짤막한 이 한 마디가 무시와 경멸을 담고 있음을, 말한 이나 듣는 이나 동시에 공감합니다. 냉소적 모욕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대단한 것 같지만 실은 별게 아닙니다. 이 세상에서 제 아무리 성공을 거둔 사람이라도 탐욕에 물들고 허위의 앞잡이가 되고, 오감(五感)에게 구속당한 채 끌려 다닙니다. 그러면서도 강한 척 잘난 척 살아갑니다. 그래봐야 결국 남는 것은 한 줌의 흙뿐입니다. 얼마 안 가서 사랑하는 가족들마저 그 무덤의 위치조차 망각하는 경우가 적지 않으니, 존재하였던 증거조차 완전히 소멸되고맙니다. 참으로 별거 아닌 게 인생입니다. 그래서 '네가 뭔데?'는 자존심 상하겠지만 예외 없이 모두에게 적용됩니다.
한국의 소설가로 70권의 책을 낸 사람은 고 정을병 선생 뿐입니다. 나의 아버지가 15년간 전업 작가로 활동하던 시절에 <전업작가협회>를 고 정을병선생과 함께 만들어 회장과 총무관계로 일하기도 했습니다. 감사패도 받았습니다. 해외여행도 함께 기획하여 문인들과 여러 차례 이곳저곳 다니셨습니다.
야윈 체구, 하루 한 끼 식사, 민망할 정도의 직설 화법은 특유의 카랑카랑한 목소리여서 차라리 웃어넘기게 하는 매력인가 하면 실례이기도 합니다.
그의 30대에 쓴 소설 <개새끼들>과, 의사들에게 고소 당한 소설 <유의촌>만 보더라도 문장이 거친편이긴하나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그 소재에 어울렸구나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원고 양이 많은 소설가가 원고지를 한 칸씩 손가락으로 채우는 힘든 작품 쓰기를 서양 작가들처럼 타자기로 쓰게 하려고 1970년대 중반에 공병우 박사와 함께 문장용 타자기를 개발하여 보급에 열을 올린 작가도 고 정을병 선생입니다.
90년대 초에는 미국의 컴퓨터 회사 IBM한국지사로부터 30대의 286컴퓨터를 기증 받아 소설가들에게 나눠준 이도 정을병 선생입니다. 나의 아버지도 정을병 선생과 가까이 지냈던 덕분에 1978년 데뷔 이후 타자기를 사용하기 시작하셨으며, 90년대 초반부터 지금 현재까지도 컴퓨터로 글을 쓰고 계십니다.
문인단체로는 처음으로 한국소설가협회를 사단법인화 하였으며, 문인단체 최초로 정부로부터 소설가협회가 예산을 따낸 것도 정을병 선생이었다는 이야기를 나의 아버지로부터 들었습니다. 작품도 치열하게 쓰고, 독서도 삼매경에 빠지고, 소설가들을 위하여 아무도 못한 일들을 해 낸 정을병 선생을 나의 아버지는 존경하였고 참 좋아하여 가깝게 지내셨습니다.
고 정을병 선생은 경이로운 생활신조를 한 평생 실천하였습니다. 집을 늘리지 않기, 옷 사지 않기, 하루 한 끼만 먹기가 그것입니다. 그 집에도 가 보았고 그렇게 사는 모습을 보았다고 하셨습니다. 적정 체중이 넘으면 사치라고 했답니다. 평생 휴대폰과 자가용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74세에 아들 죽고, 아내 죽고, 홀로 몇 달을 외롭게 살다가 아무도 모르게 영원히 떠났습니다. 가깝게 지내던 작가들조차 전혀 몰랐다고 합니다. 나중에야 그 사실을 알았고, 1주기에 소설가 150여 명쯤 모여 대학로에서 추도식을 했었다고 합니다. 인생 참 아무 것도 아니라는 실감의 현장이었다고 아버지는 회고하며 말씀하셨습니다.
성경은 사람이 헛것 같고, 그 일생은 지나가는 그림자 같으며(시144:4), 진토 같고(시103:14), 풀 같고(벧전 1:24), 안개 같다고 합니다(약4:14). 인생의 무상, 허무, 비천을 빗댄 표현입니다.
그럼에도 하나님은 사람을 생각하시며 돌보십니다(시8:4). 참으로 경이롭고 놀라운 사랑입니다. 기독교인조차 일상에서 하나님을 거의 잊고 삽니다. 그럼에도 하나님은 사람을 생각하십니다. 깊은 연민입니다. 할렐루야!
Maranatha!
아멘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
<아둘람복음공동체? SNS복음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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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진 - 여호와 우리 주여 (9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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