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불일치(不一致)]

현명인목사 2017. 4. 6. 09:08

"나는 사도 중에 가장 작은 자라 나는 하나님의 교회를 박해하였으므로 사도라 칭함 받기를 감당하지 못할 자니라 그러나 내가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니 내게 주신 그의 은혜가 헛되지 아니하여 내가 모든 사도보다 더 많이 수고하였으나 내가 한 것이 아니요 오직 나와 함께 하신 하나님의 은혜로라"(고린도전서 15:9-10)

 

[불일치(不一致)]

 

톨스토이의 짧은 글 <일러야스의 행복>은 흔히 회자되는, 생각하기 나름이라 하는 마음과 상황의 불일치를 옹호합니다. 상황이 양호한데도 불만인 경우와 그야말로 지옥 같은 상황임에도 감사하는 마음이 가능합니다.

 

일러야스는 유산도 없고 무식한 농부입니다. 그러나 성실하고 정직하고 늘 희망적인 그는 마침내 부자가 됩니다. 그런데 70나이에 느닷없이 재앙이 엄습해 왔습니다. 그 많은 가축은 알 수 없는 질병으로 떼죽음을 당합니다. 구제역, 조류인플루엔자, 마비저균(馬鼻疽菌) 등의 가축법정전염병(家畜法定傳染病)이 휩쓸었을 터입니다.

 

소유 재산은 강도당하거나 사기 당해서 다 잃었습니다. 이 기막힌 농부에게 이웃의 선한 농부가 찾아와 당장 먹고 살아야 하니 우리 집에 와서 일을 거들어달라고 하였습니다. 부자 노부부는 제안에 응했고 하루 아침에 머슴과 하녀로 전락하였습니다.

 

사람들이 그들을 위로한답시고 이런저런 염려를 쏟아내기도 했고 어쩌다 이렇게 됐느냐, 비참한 심정아니냐는 등의 질문들도 했습니다. 노부부는 그런 그들에게 대답했습니다.

 

'우린 행복합니다. 근심걱정 다 사라져서 잠도 잘 잡니다. 또 일도 하니 건강도 좋아졌습니다. 재산이 많을 때는 그놈의 재산 괸리 하랴 신경 쓸 일 투성이었죠. 그 때나 지금이나 하루 세끼 먹는 건 마찬가지인데 지금 더 맛있게 먹습니다. 또 그 때는 육신을 위한 일에 신경 다 빼앗겨 영혼이 중병에 걸렸는데도 전혀 관심 두지 않았었는데, 지금은 남은 생을 영혼을 위하여 살아가게 되었으니 이 어찌 감사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우리 부부는 행복합니다.'

 

세상에는, 가난하지만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면서 신앙생활 잘 하다가도 부자가 되면 육욕에 급급하여 영적으로 추락하는 경우가 없지 않습니다. 육을 즐겁게 할 수 있는 재산이 영혼을 헐벗게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바울은 나의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라고 고백하였습니다(고전15:10). 은혜의 적용은 좋은 경우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바울이 이 고백을 하였을 때의 환경은 대단히 불량하였습니다. 그는 로마에서 아시아로 들어가는 관문인 지중해 동부의 3대 국제도시의 하나인 에베소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복음 전하는 그에게 에베소는 최악의 도시환경이었습니다. 이른바 아데미(다이아나) 여신의 거대한 신전이 거기 있습니다.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꼽힙니다. 복음을 전하기에 최악의 도시입니다. 그러니 노심초사인데, 그가 세운 고린도 교회가 지닌 심각한 문제들로 인해 이를 해결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성적 타락, 부도덕, 성도간의 법정 싸움, 예배의 무질서, 성찬식에서 취하도록 마셔대는 심각한 성도들의 문제, 부활에 대한 오해 등과, 심지어 바울이 사도가 아니라는 등의 비난도 있습니다. 그래서 고린도교회에 보내는 편지를 에베소에서 써야만 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아데미 신전에 참배하러 오는 수 많은 숭배자들을 고객으로하는 기념품 신상(神像)의 제조와 유통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바울을 제거하려고 폭동을 일으키기도 한 곳입니다. 에베소의 분위기를 미루어 알만합니다.

 

에베소 사역의 고초와 고린도교회의 문제들로 인한 사도바울의 안타까운 심정을 충분히 상상할 수 있습니다. 그는 그런 환경에서도 <나의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라고 고백했습니다. 이는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박혔슴과,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 한 것과, 육체 가운데 살아 간다는 의미는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를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 있다는 것을 고백한 사도바울의, 간결하지만 매우 깊은 심령에서 귀하게 드러난 신앙의 본질이었습니다.

 

이제 우리도 좋은 일이 생겨야만, 듣고 싶은 설교 들어야만, 내 기도를 내가 원하는 대로 응답해 주셔야만 비로소 하나님의 은혜라고 생각하는 그릇된 신앙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내가 맞딱드리고 있는 좋지 않은 상황과, 겪고 있는 어두운 환경 등의 열악한 조건 가운데서도 구원 받은 은혜, 생명 유지의 은혜, 천국 소망의 은혜, 나아가 이런 환경에서도 함께하여 주시는 하나님의 섭리하심에 믿음으로 감사드린다면, 오늘을 살아 가는 우리도 <나의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라고 고백할 수 있는 참 된 하나님의 자녀요, 생명의 면류관 받아 누리는 천국백성이라 일컬음 받게 될 것입니다.

 

할렐루야! <아둘람공동체_✞SNS복음선교사>

 

Maranatha!

아멘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

 

'내가 나 된 것은'

https://youtu.be/Em5ByB7JNP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