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편지]-디도서(3/6)
To.사랑하는 나의 아들 딸에게...
누군가 네게 상처를 주면, 너는 네 의에 빠져 자연스레 그 사람을 피하거나, 아니면 그 사람에게 네 기분을 솔직하게 말한 뒤 다음부터는 네게 더 잘해 주기를 바란다는 마음을 전하면서 상호 관계를 발전시켜 나간다. 하지만 그러는 가운데 때로는 네 자신을 책망하며 "어떻게 사람들과 부딪히면서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아갈 수 있을까?"에 대하여 자문한다. 그 자문에 대한 대답이 바로 이 편지다.
나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제대로 맺을 줄 모르는 그레데 섬 사람들이라도 내 아들의 첫 번째 출현과 두 번째 출현 사이의 기간을 그들이 잘 살아 낼 수 있을 거라는 확신 속에서 바울을 통해 디도를 보냈다.
그레데인들은 꽤나 문제가 많은 사람들이었다. 바울이 그들에게 나의 이야기를 전하기 시작한 때로부터 6세기 이전에 살았던, 그들이 존경했던 시인이자 선지자였던 에피메네데스도 자기 동족 그레데인들에게 "예나 지금이나 거짓말쟁이요, 악한 짐승이요, 먹는 것밖에 모르는 게으름뱅이"라고 했다(1:12).
오늘날 자칭 교인이라하는 자들 중 대부분도 사람들과의 관계를 자기 중심적으로 맺어 가면서 그것을 뛰어난 친화력 내지는 사교성이라는 이름의 낡은 가죽포대로 덮어버리고 있다. 그 낡은 가죽 속에 자기들의 죄악된 사실을 꽁꽁 숨긴채 말이다. 그리고는 그들도 이 편지의 그레데인들처럼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고 자위한다. 나는 나의 이야기가 그런 낡은 가죽을 광내게 하는 도구로 사용되어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래서 바울은 그레데의 새로운 회심자들이 서로 잘 지내는 것에 만족해하지 않았던 것이다. 사교적이고 유쾌하기만한 기독교는 기독교가 아니다. 그건 내가 정한 기준치에 비해 너무 낮은 수준일 뿐만 아니라, 내 아들이 주는 은혜의 아름다움을 드러낼 수 없는 수준이다.
바울은, 자기만을 위해 살아가는 어리석고 완고한 사람을 희생적인 종으로 변화시키는 내 이야기의 능력을 경험으로 알고 있었다(3:3-7). 이에 그레데인들 또한 나의 이야기를 통해 새롭게 관계 맺는 방식을 배우게 될 거라 믿었다.
내 종 바울이 디도에게 말한 것처럼 이제 너도 아래와 같은 공동체를 지향해야 한다.
첫째, 내 아들의 두 번째 출현이 있기까지, 서로 잘 살아내며 영적 영향력을 선하고 아름답게 끼치는 공동체다(1:6-9).
둘째, 내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에게 항상 선을 행하고, 제대로 살고, 제대로 사랑하려는 갈망을 키워 주는 공동체이며, 힘든 관계 속에서도 은혜의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게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는 공동체다(1:9).
셋째, 자기 보호를 위한 선택들이 옳다 말하고, 정당하다 말하고, 꼭 필요한 것처럼 말하는 가르침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거부하는 공동체다(1:9-16).
넷째, 영광으로 가득한 공동체의 아름다움을 영원히 누릴 때까지, 은혜로 충전된 관계의 아름다움을 삶으로 드러내는 공동체다(2:11-14, 3:3-7).
다섯째, 자격 없는 사람들도 내 이야기를 빛내며 살아가게 되는 공동체다(2:10).
바울이 디모데와 디도와 함께 경험한 공동체를 네가 살짝 맛이라도 보게 된다면, 사람들이 너를 실망시키더라도 내 은혜의 아름다움을 드러낼 수 있게 된다.
이제 나는 다음 편지에서 아무도 몰랐던 한 사람을 드러낸 뒤 그가 가장 원하던 갈망을 북돋아 주었던 그 드높은 비젼을 네게도 보여 줄 것이다. 그리고 그 비젼을 너의 삶으로 실천할 것을 네게 촉구 할 것이다. 그 갈망이란 네게 잘못한 사람과 관계 맺는 태도를 통해 내 은혜의 아름다움과 내 이야기의 능력을 드러내고자 하는 열정이다.
다음 편지에 등장하는 그가 이 일을 해냈으니 너도 할 수 있다. 평범한 그리스도인이란 없다.
(내일, 디도서개론 4/6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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